아프리카 선교

[스크랩] 예일교회(담임목사 조준환) 아프리카 선교여행일지-2

2월 입주 꼬미 2012. 5. 16. 13:30

예일교회 한정수 집사의 아프리카 선교여행일지-2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세 시간 동안 비포장도로를 달려 Water Pan에 도착하니 벌써 몸은 파김치가 되었다.


 담당 공무원의 설명을 자세히 듣고 이제 돌아가려나 했는데 물 부족으로 마을 전체가 떠나 버린 곳에 


가 보잔다. 점심도 안 주고, 이럴 줄 알았으면 아침에 잘 챙겨 먹고 좀 싸 가지고 나왔을 텐데, 


밥 안 준다는 언질도 안 주신 이용주 선교사님과 기르마가 갑자기 매정한 인간으로 보이면서


 미움이 싹트고가재미눈으로 쳐다보게 된다. 


가방에 들어 있던 약과 15개를 점심에 하나 저녁에 하나씩 먹기로 했다. 


그 약과는 원래 아부다비에 두고 오려고 했는데 담임 목사님께서 귀한 성도 분이 주신 거라 


꼭 가져가야 한다고 하셔서 가져온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의 유일한 식량이 될 줄이야……. 


더욱 황당한 건 그 고생을 하고 돌아오는 중간에 길이 없어져 버렸다.

 

우리가 있던 지역은 멀쩡했는데 아마도 위쪽 어딘가에 비가 좀 왔었던 모양이다. 


길도 아닌 울퉁불퉁한 진흙탕을 지나오려니 엉덩이는 불이 나고, 이제 조금 있으면 해도 지는데 


강은 점점 불어나는 것 같고, 먹을 것도 없는 이 오지에서 오도가도 못하면 어떻게 하나 했지만 


우리의 믿음직한 기르마의 운전 실력 덕분에 빠져나올 수 있었다.

팀앤팀 현지 숙소를 방문하여 지민철 선교사와 전민호 선교사를 만났다. 


한국에서 볼 때는 깔끔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현지인이 다 되어 우리를 반겨 준다. 


현장에서 일꾼으로 크게 쓰임받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면서 감사함과 미안함이 교차한다.

다음 날 첫 일정은 강으로 둘러싸인 큰 섬에 있는 마음을 방문하는 것이다. 


그곳은 강으로 둘러싸인 데다가 모래톱으로 이루어진 섬이라 암반도 없고 


우물을 파는 일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게 현지 팀의 의견이다. 


다음 달 중에 우물을 파는 기계를 전달하면 섬 곳곳에 필요한 우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곳을 방문하려면 악어가 득실대는 강을 건너야 하는 것이다.


 나무를 파서 만든 조악하기 그지없는 카누를 타고 건너야 하다니, 


요즘도 가끔씩 물을 뜨러 나왔다가 악어에게 공격받는 일들이 일어난다고 한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다들 아무렇지 않은 듯 웃고 있지만 


모두들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란 노래를 부르는 표정을 지으며 강을 건너고 있다.


 현지인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한국 사람들이 배에 오르니 배는 더 요동치고 물은 찰랑거린다. 


한 명만 비틀거려도 쉽게 뒤집힐 수 있는 구조라서 모두들 긴장하는 빛이 역력하다.

마을 전체가 무슬림인 이 지역의 선생님들은 모두 크리스천이라는 게 신기하다. 


학교 뒤편 야외에 앉아 마을 대표에게 사업 진행 방안 등을 듣고 담임 목사님께서 기도하신 후 


다시 카누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는 배에서 내리다가 


카메라 가방 무게에 휘청거리면서 진흙탕에 발이 빠지고 말았다.  


다행히 카메라 가방은 잘 붙잡고 있었지만 발은 이미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었다.


 마시기도 부족한 생수로 발을 닦아야 하는 모습이 미안해서 차 한 켠에 숨듯이 신발과 발을 닦아 냈다. 


다음 달부터 우물이 개발되어서 마을마다 우물이 생기면 이제는 더 이상 억어에게 희생되는 


여자와 아이들이 안 생기리라고 기대하며 다음 현장으로 출발했다.

아프리카는 오랜 기간 식수로 고생하는 지역이 많아서 예전부터 우물을 개발해 놓은 곳들이


 여러 곳 있는 편이다. 그런데 문제는 해외의 선교사나 NGO에서 우물을 개발하고 현장을 떠난 후 


몇 년이 지나면 펌프가 망가져서 우물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데 있다. 


그래서 하나의 우물을 개발하는 것도 너무 소중하지만 망가진 우물을 수리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프로젝트가 되는 것이다.

오늘 우물 개발을 마치고 첫 펌프질을 하는 마을을 방문하여 담임 목사님께서 


이 우물이 이 작은 세상에 행복을 가져다주기를 기도하신 후 첫 펌프질을 하셨다.


 온 마을 사람들이 장대비 속에서도 구경 나와 웃고 있는데, 


부족장이 지난 50년간 마셨다는 황토물을 들고 와 우리에게 보여 주며 감사를 표시한다.



가르센 지역 정부에서 팀앤팀에게 제공한 약 6,000평의 부지가 다음 행선지이다. 


이곳에 팀앤팀 멤버들이 사용할 숙소와 창고, 정비 센터 등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예일교회에서 파송하는 선교사들의 현지 숙소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이곳은 이번 아프리카 방문의 가장 큰 이유라고도 할 수 있는 예일교회의 아프리카 센터 설립 프로젝트의 


후보지이기도 하다. 나이로비와 가르센을 놓고 기도하며 아프리카 선교의 성공과 연속성을 위해


 어느 곳이 가장 우리에게 적합한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장을 방문하여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당장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한 번 결정하면 되돌릴 수도 없기에 현장을 방문하고  


많은 의견을 나누며 올해 안에 대강의 결정을 내리기로 하고 길을 다시 떠났다.(다음에 계속됩니다)


출처 : 예수사랑 예일사랑
글쓴이 : 송이송이눈꽃송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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