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굿모닝(10.9)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2월 입주 꼬미 2009. 10. 21. 08:09

굿모닝(10.9)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태백선 현장에서 분소장 근무시절 참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 중에 함께 근무했던 선임전기장이 감전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그 사고의 책임으로 내가 경찰서에 불러가 조사를 받게 되었다. 대수롭지 않게 분소 책임자로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시인했는데 나중에 보니 내가 피의자로 되어 불구속입건이 되고 말았다.


사건이 돌아가는 것이 심상찮아 이리저리 수습하여 사건 담당자의 바로 윗사람을 만나게 되었는데 별 소용이 없었다. 결국 검찰에 넘어가고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그 때 느낀 것은 초동 수사 시 답변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았다. 한번 잘못 진술하여 날인한 내용은 나중에 번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그 첫 조사기록이 끝까지 간다는 것이다.


며칠 전 언론에서 한참 거론되었던 ‘조두순사건’ 을 보며 첫 단추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 나영이가 피해자인데 모든 언론에서 ‘나영이 사건’이라고 불러 엉뚱하게 죄인의 이름은 없고 피해자 이름이 나쁜 의미로 회자되니 결국 나중에 죄인의 이름으로 바꿔‘조두순사건’으로 정정한다고 했다. 이미 모두가 다 ‘나영이 사건’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말이다.


또 어제 난 기사를 보며 슬그머니 화가 나게 했다. ‘코레일 1조 적자에도 8000억 성과금’ ‘빚더미 코레일, 8000억원 성과금 잔치’ 란 기사 제목만 보면 엄청난 부정을 저질렀고 도덕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앞 뒤 사정도 없이 제목 하나로 모든 것이 확인되는 듯하다. 그래서 제목과 첫머리 글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처음이 좋으면 결과가 좋다’와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라는 말을 다시 새겨본다.

 

 

 

굿모닝(10.8) 되짚어 보는 것은 꼭 필요하다

 

어떤 행사나 일을 하고 나면 빛나는 면도 있고 아쉬운 면도 항상 있게 마련이다. 어제의 행사도 마찬가지다. 많은 준비에도 물구하고 허점이 들어나고 좀 허무 할 때도 있다. 준비된 자료나 도구를 십분 발휘하지 못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CEO의 매끄러운 답변을 위해 좀 더 치밀하게 준비 못한 아쉬움이 크다. 약간 명확하지 못한 답변도 있었지만 의원들의 답변 시간을 할애해 주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체로 소신있게 했다는 평이다.


대부분 행사의 주연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조연이나 뒷면에 숨어있는 스텝인력이 있다는 사실을 깜박 잊고 있다. 어제도 뒷면에서 지원한 사람들의 노고가 크다. 행사준비를 한 사람들과 각 섹터별 보조지원자들, 사무실에서도 완벽한 방송을 보도록 한 사내방송팀, 기자들 취재 지원한 홍보팀, 식사나 의전을 담당한 총무팀, 그리고 주연을 보조하는 기획조정실과 각부서 자료준비자들 다 수고자들이다.


행사를 통해 그냥 지나가는 통과의례라 생각지 말고 한번 되짚어 보는 것은 꼭 필요하다. 다른 부서에서 잘한 것은 무엇인가? 보완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서툴러 아쉬웠던 것과 미처 생각지 못한 미진한 부분을 꼭 뒤 돌아보고 메모하고 결산을 해 보자. 그래야 이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는 여지가 된다.


그래서 업무를 하는데 이런 사례중심과 피드백은 마치 수험생이 과년도 출제문제를 풀어보는 것과 같이 자신을 발전시키는데 큰 자산이 된다. ‘군대에서 말하는 깨지면서 배운다.’란 말과 상통한다. 오늘 어제 한 일들을 되돌아보며 보완사항은 정리해 두자. 

 

 

 

 

굿모닝(10.7) 동무해 주는 것도 일이지 않습니까?”

 

“청렴조사팀장님이 이 늦은 시간에 어떻게 오셨습니까? 뭐 조사할 것이 있으신 모양이지요?” “네 국감준비 하네 하면서 시간외만 달아놓고 제대로 일 하는지 확인도 해야 하지 않습니까?” “보십시오, 다 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국토부 국감 받는 장면 보는 것도 일이고, 국감담당자 일하는 것 도와주는 것, 옆에서 동무해 주는 것도 일이지 않습니까?”


사실 국감 전날은 국감질의서를 입수하는 대로 답변 자료를 작성해야 하는 게 일이다. 그런데 현안사항이 많은 부서는 질문지에 답 작성하는 게 많지만 그렇지 않은 부서도 많다. 어쩔 수 없이 함께 할 때는 동무를 해 줘야 한다. 조직생활을 할 때는 진짜 필요한 것이 함께 있어 준다는 것이다.


군대생활 할 때 난 중대본부 작전병이여서 수시로 밤을 새며 일하는 때가 많았다. 중대장은 퇴근때 쯤에 내일 아침까지 작성해 놓으라며 일을 시키곤 했다. 그러나 늦게 일시키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 항상 갖고 계셨다. 어떤 때는 라면이라도 끓어 먹으라며 몇 푼을 주고 가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진짜 밤샘을 해야 할 일이 생겼는데 그날은 작심한 듯 퇴근 하지 않고 함께 해 주셨다. 옆에서 이야길 해 주고 노래를 불러주고 그것을 보며 약간 불편했기도 하지만 함께 동무 해 준다는데 대해 큰 힘을 얻었고 마음 든든했던 게 기억난다.


조직생활엔 나만이 있는 게 아니라 항상 동료가 있고 상하관계가 있다. 내 일만 다 했다고 훌쩍 떠난다면 진짜 내가 어려울 때 동료들이 날 도와줄까? 그래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한 것 같다

 

 

 

 

굿모닝(10.6) 지적할땐 머리 한번 숙이면 된다

 

국감은 당일 날보다 준비하는 것이 더 힘들다. 너무 많은 자료요구는 정말 짜증나게 한다. 소모성이 많은 국감도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이 뭔지 관심사항이 뭔지 알 수 있고 그동안 일하면서 발생한 리스크를 점검해보고 1년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 국감을 준비하다 보면 저절로 CEO나 간부들을 대부분이 전체 업무파악도 되고 다른 부서 일도 한번쯤 관심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국감은 피하기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임하다 보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전엔 자료 준비 부실로 국감을 두 번 받은 적이 있는가 하면 좀 오래된 일이지만 어느 의원측에서 요구한 설날 승차권을 집까지 갖다 주지 않았다고 국감당일 호통치곤 하곤 했다.


다 그런 것도 국감 받는 CEO 하기에 달려있다 잘못된 것이나 설렁 잘못되지 않은 것이라도 꾸짖는 발언이라면 머리 한번 숙이면 된다. ‘소나기는 피해라’ 라는 말도 있듯이 잘못을 지적할 땐 반응하는 행동에 따라 지적하는 사람의 행동은 확연히 달라진다. 맞받아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고 희생이 감수된다. 조직이나 가정에서도 같은 맥락이다. 상대방이 큰소리 칠 때는 받아주는 상대가 가만있으면 그냥 꺼져버린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있을까? 어제 리허설에 직접 나와 이것저것 물어보고 ‘태극기를 갖다 놓아라.’ 하시는 우리사장은 별 무리 없으리라 믿는다. 평상시 상대를 높여주고 남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내기 않기 때문일 것이다.

 

 

 

굿모닝(10.5) '당신을 보내세요’ 가 생각났다

 

“이렇게 새벽에 출발하니 새벽공기가 상쾌하고 밝아오는 새날을 보니 오히려 좋으네.” 울진 시내를 막 지나 불영계곡을 들어서니 지는 보름달이 등고선 위로 커다랗게 보였다. 속도를 조금 내었더니 아내가 한마디 했다. “중앙선을 넘지 말고 천천히 가면 좀 안 되여” “곡선이 이렇게 심한 곳에는 원을 좀 크게 그려야 탄 사람이 편안하고 속도도 좀 낼 수 있는 거야, 다 앞 차 오는 것 다 보고 가니 걱정을 말아라구”


오면서 계속 껌을 주기도 하고 물을 주기도 하며 혹시 신랑이 졸지 않나 확인하는 것이 보였다. 예천을 지나 운전 교대를 하고 문자를 보냈다. ‘시골 갔다가 새벽에 출발하여 출근이 조금 늦습니다’ “액셀러레이터를 그렇게 세게 밟으면 차가 소리만 윙윙거리기만 하고 나가지 않으니 천천히 RPM이 3눈금 이하정도로 밟아. 앞차 똥구멍을 왜 그렇게 따라간담, 그러다가 앞차가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꽝이야” “다 당신 운전 습관 닮아서 그렇지 뭐” “뭐 내가 그렇게 앞 차 꽁무니를 좇아간다고? 속도는 또 왜 이렇게 내?” 그렇게 잔소리를 하고 나니 나도 아내랑 같이 조수석에 탄 잔소리꾼이었다. 그러고 보니 다 서로 닮은꼴이다.


밤새 오줌 마렵다, 춥다, 덥다고 하시는 아버지 듣기 어려운 잔소리에 대응하는 어머니를 생각하니 그래도 늙으면 부부 뿐이구나 싶었다. 저녁식사 하는 소리 들으며 누워계셔도 귀는 밝아 “그렇게 먹으면 양식 떨어진다.”라고 하시는 소리에 형님도 나도 웃으며 이젠 살았구나 싶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새벽에 ‘며칠 못 살 것 같다’는 누나의 전화에 단순에 달려왔는데 다행히 정상을 찾은 것 같다. “한번 보고 죽고 싶다.”하시는 말씀 듣고 어찌 안 달려가겠는가? 


하루 밤을 더 함께 있으면서 지켜보았지만 어저께 같은 위급상황은 찾아볼 수 없다. 그래 맞아, 우리 회사에서 처음 광고한 ‘당신을 보내세요’ 라는 것이 생각났다. 내 몸뚱이가 당신의 선물이 된다면 항상 달려가야지 KTX가 아니고 10년 된 묵은 승용차 일지라도....


출처 : 기차여행과 철도사랑 이야기
글쓴이 : 반가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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