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감상/쉼터

[스크랩] 비가 내리면 ...

2월 입주 꼬미 2009. 10. 14. 08:16

8월 초에 수확하는 한아름 배,당도가 높아서 맛이 꿀맛입니다... 6 월 11일  

 복숭아 - 이즈미 백도

팜하우스에 있는 익으면 색깔이 붉은 매실,,,, 예쁘지요????

[ 사진 : 팜하우스  ]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내  가슴속에서도

다른이의  가슴속에서도

하늘에서  비 내리듯

그렇게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리는  날엔

빗소리와  함께

마음의  소리가  들려와요

동안  세속에  젖어  들을 수  없었던

마음의  소리가  크게  들려오구요

 

 

나의  이기로  볼 수  없었던

세상의  참  모습도  ..

다른이들의  가슴속에서  일어나는

아픈 마음이  읽혀지기도  하구요  ......

 

 

비가  내리면  ......

내가  보여요

 

 

볼 수  없었던

알 수  없었던

깨닫지  못하였던

나의  이기와  욕심

허황된  생각들  .......

 

 

비가  내리면  ......

타인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심이  생겨요

그들이  얼마나  훌륭한지  .....

고통으로  일관된  피곤에  젖은

하루의  삶  자체가  얼마나  숭고한  일인지  ......

 

 

그래서

비가  내리는  날엔  .....

섬광처럼  번득이는

사랑이  찾아옵니다

 

 

다른이들의  가슴속에

파도처럼  일렁이는

슬픔이  보이거든요  ...

 

                                                     

 

 

              접시꽃 당신                          

                             도종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놓고 큰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들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출처 : † 에벤에셀 †
글쓴이 : 빛에스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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